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이란 나포 위험 첩보, 한 달 전에 이미 입수?

오늘의 중동소식/이란

by 박종현 중동 2021. 1. 9. 22:59

본문

지난 4일 이란혁명수비대에 나포된 유조선 '한국케미' 사진출처 : 해사신문


 

  지난 4일(현지시간) 이란 해역 인근 호르무즈 해협에서 한국 국적 유조선 '한국케미'가 이란혁명수비대(IRGC, Islamic Revolutionary Guard Corps)에 나포되기 앞서 정보당국이 해당 첩보를 입수해 관련 부처에 전파했다고 중앙일보가 지난 7일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습니다.

 

  중앙일보의 보도에 따르면, 익명을 요구한 상기 소식통들은 "지난 2019년 12월, 정보당국이 호르무즈 해협 일대에서 민간 선박을 대상으로 한 나포 가능성 관련 첩보를 입수한 이후 이를 안보 관련 부처에 전파했다."라고 증언했고, 한 소식통은 "(입수한) 첩보 내용은 모호했으나,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는 일대 상황을 감안하여 주의를 기울여야 했다."라고 언급했습니다.

 

  정보당국이 입수한 첩보의 내용이 구체적으로 어떠한 지는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정보당국의 사전 경고에도 불구하고 사건이 발생할 때까지 특별한 조처가 없었다는 점은 차후에 비판의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이란은 유조선 '한국케미'의 나포 이유에 대해 "해양 오염"이라 설명했으나, 일부 외신들은 이번 나포가 취임식을 목전에 두고 있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자를 염두에 두어 이른바 기싸움을 하는 것이라고 평가하기도 했습니다.

 

  한편, 이란이 한국에 동결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 약 70억달러(약 8조원) 규모의 석유수출대금을 코로나19 백신 구매 자금으로 활용하는 협상에서 우위를 선점하기 위해 계획적으로 이번 나포 사건을 실시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난 6일 조선일보가 전했습니다.

 

  2010년, 한국과 이란은 미국이 對이란 경제 제재를 부과하자 우리은행과 기업은행에 이란 중앙은행 명의의 계좌를 개설하여 이 계좌에 수출입대금을 보관하기로 합의한 바 있습니다. 이란이 한국에 원유를 수출하면 한국이 상기 계좌에 대금을 원화로 지급하고, 이란이 한국 물건을 수입하면 이 계좌에서 그 수입 대금을 지출하는 방식으로 양국 간의 거래가 진행된 것입니다.

 

  이러한 상계 방식을 통해 한국은 이란에 달러화가 유입되지 않으면서 이란산 석유를 수입할 수 있었으며, 무엇보다 이란으로 유입되는 자금이 이란의 핵개발 자금으로 사용되지 않는다는 것을 확실시할 수 있었기에 우리로서는 매우 좋은 거래 방식이었습니다.

 

  그러나 지난 2018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의 핵합의인 포괄적공동행동계획(JCPOA)에서 일방적으로 탈퇴를 선언하며 이란과의 교역 자체를 금지시키는 등 기존의 제재를 부활시키고 더욱 강화하면서 이 자금들은 국내에 동결되게 되었습니다.

 

  9일 외교부의 발표에 따르면, 최종건 외교부 1차관이 오는 10일 새벽에 이란으로 출국해 억류된 '한국케미'와 그 선원들의 석방을 위해 이란 당국과 교섭할 예정입니다. 좋은 결과 있기를 바랍니다.

관련글 더보기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