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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탈레반의 행동은 정말 샤리아에 따른 것일까?

박종현 중동 2021. 8. 23. 03:32

대통령궁을 점령한 탈레반의 모습 사진 출처 : Al-Jazeera

탈레반의 행동은 정말 샤리아에 따른 것일까?
또, 탈레반과 여성 인권에 대한 현재의 담론들이 무슬림에 대한 서구의 오해에 대해 어떤 것을 지적하는가?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Human Rights Watch, HRW)에 따르면, 성서의 십계명(十誡命)을 근간으로 하는 국가 건설이 목표라고 천명한 바 있는 우간다의 무장반군 '신의 저항군(Lord's Resistance Army)'이 1990년부터 2000년 사이 수천, 수만 명을 납치하고 살해했다고 한다.

국제형사재판소(International Criminal Court, ICC)는 전쟁범죄와 반인륜적 범죄에 대한 책임으로 LRA의 설립자이자 총사령관인 조지프 코니(Joseph Kony)와 반군의 고위 지도자들에 대해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LRA에 의해 어린 소년들은 납치되어 무장조직원으로 훈련되었고, 소녀들은 성노예가 되기를 강요받았다. 이러한 LRA의 만행들은 체계적으로 문서화되었고 ICC에 제출되었다.

LRA의 지도부는 자신들이 기독교 군대이며 신의 뜻에 따라 만행을 저질렀다 주장해왔으나, LRA의 그간 행동들이 기독교의 기본 규범과 합치하지 않는다고 주장하는 비평가들의 칼럼은 그닥 보이지 않았다. 그냥 당연히 그럴 것이라고 (당연히 기독교의 규범과 합치하지 않을 것이라고) 가정되어 왔다.

불행하게도 이슬람과 관련해서는 완전히 정반대인 실정이다. 탈레반의 아프가니스탄 재점령과 관련한 비평은 단 하나의 예시에 불과하다.

보도에 따르면, 아프간 여성들은 탈레반 전투원들과 강제로 결혼 "당해지고", 일자리를 잃었으며, 공개적 태형의 희생양이 된다고 한다.

조제프 코니 LRA 총사령관 사진 출처 : AP 통신

성서의 십계명을 근간으로 하는 LRA … 기독교의 기본 규범과 합치하지 않는다고 주장하는 비평가들의 칼럼은 그닥 보이지 않아 … 불행하게도 이슬람과 관련해서는 완전히 정반대인 실정

 

유럽과 미국의 보수 정치인들은 아프간 난민 정책을 확장하거나, 하다 못해 탈레반의 개혁을 위해 정치적 압박을 행사하기는 커녕, 오히려 이 사태를 자국의 무슬림 인구와 난민 지지자들에 대한 정치적 고점을 장악하기 위해 역이용하며 이미 전쟁으로 고통받고 있는 아프간을 두 번 죽이고 있다.

서구권 국가에 거주하는 무슬림 시민으로서 우리는 이 비극을 이슬람혐오 수사로 악용하고자 하는 이들을 상대로 우리의 공동체와 신앙을 지켜야 하게 되었다. 20년 전, 아프간 침공을 정당화할 때 사용된 똑같은 정치적 수사 말이다.

과거에도 그러했듯이 우리는 그 이름에 따라 행동한다(샤리아에 따라 행동한다_역주)는 특정 무장단체(탈레반_역주)의 신앙과 우리의 신앙이 구분된다는 것을 확실하게 해야 할 불공정하고, 힘이 빠지는 요구에 응해야 한다. 이는 그리스도의 이름 하에 행동한다고 천명한 무장단체에 대해서 우리 기독교 "동포" 들에게는 기대되지 않았던 요구이다.

그러나, 이러한 이중잣대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이 순간을 교육의 기회로서 활용해야 할 것이다. 그러니 확실하게 짚고 넘어가겠다. 알려진 탈레반의 여성 인권 훼손 행위들은 이슬람의 가르침에 현격하게 반대된다.

이슬람의 가르침은 여성이 신과의 관계에서 매개 없이 자신의 영적 열망을 다 할 것을 장려하고, 여성이 신의 첫번째이자 가장 중요한 하인으로 정의한다. 7세기의 아라비아 반도에서 출현한 이슬람은 여성을 소유물에서 경제적 자기결정권, 소유권과 결혼 상대 및 이혼 여부를 결정할 수 있는 완전히 독립적인 존재로 인정했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대학, 모로코 페즈 위치 알-카라위인 대학. 사진출처 : steamKR

이슬람 여성들은 의료 종사자부터 전사까지 모든 직업에 종사 … 세계 최초의 대학도 무슬림 여성이 설립 … 이슬람 여성 학자들에 대한 백서 정리하면 수십 권 분량

 

여성의 직업활동과 관련해서는 어떠한가? 예언자 1세대부터 여성들은 의료 종사자부터 전사까지 모든 직업에서 종사했다. 루파이다 알-아슬라미아(Rufaida al-Aslamia)는 예언자로부터 인정받은 의사였다. 알-아슬라미아는 부상자들을 치료했으며, 다른 여성들을 간호사로 훈련시켰고, 공동체를 위한 첫 야전 병원을 설립하기도 했다. 누사이바 빈트 카'압(Nusaybah bint Ka'ab)은 많은 남성들도 도망쳤던 전투에서 예언자를 보호하면서 "예언자의 방패(Prophet's Shield)"로 알려져있다.

이슬람의 가르침은 남성과 여성 모두에게 교육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한다. 또한 세계 최초의 대학으로 여겨지는 모로코의 페즈에 있는 알-카라위인 대학(University of al-Qarawiyyin)은 무슬림 여성인 파티마 알-피흐리(Fatima al-Fihri)가 1천 년도 전에 설립한 것이다. 알-카라위인 대학은 아직도 교육기관으로서 운영되고 있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대학이다.

파티마와 마르얌 자매는 지식인임과 동시에 신앙심이 투철했다. 부친의 사망으로 거액의 유산을 물려받은(네, 무슬림 여성들은 유럽 여성들보다 몇 세기도 전부터 유산을 물려받을 수 있었답니다.) 알-피흐리 자매는 이 재산을 고등 교육을 위한 기관을 설립하는데 사용하기로 결정했다.

알-피흐리 자매의 지식에 대한 헌신이 유일한 사례는 아니다. 4년 전, 영국 출장 중 명저 무핫디싸트(Muhaddithat)의 저자이신 모함마드 아크람 나드위(Mohammad Akram Nadwi) 교수님과 만날 수 있었다. (무핫디싸트는 예언자의 언행록을 정리한 하디스를 연구하는 여성 학자를 의미한다._역주)

나드위 교수는 처음 자신의 저서를 집필하려고 계획했을 당시 한 움큼에 잡힐 정도로 간소한 책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고 한다. 하지만 9천 명이 넘는 여성 학자들에 관한 57권의 책이 집필되었으며, 이 중에서도 40권으로 겨우 압축했다고 한다. 나드위 교수는 현재에도 자신의 연구에 매진하고 있으며 아직까지도 연구할 만한 여성 학자들이 수천 명이 더 남아있다고 했다. 나드위 교수로부터 이슬람 전통의 주축이라고 할 수 있는 학자들 중에는 여성들도 있다는 것을 배웠다.

주목할만한 점은 나드위 교수의 연구 대상은 여성 하디스 학자에만 국한되어 있다는 것이다. 여성 학자들 중에는 이슬람법학(Fiqh)자, 타프시르(Tafsir)학자들도 존재한다. 이슬람 여성 학자들 전체를 집계한다면 그 수가 어떻게 될 지 궁금해했던 것이 기억난다. (타프시르는 이슬람 경전인 코란의 주해를 의미하며 타프시르학은 이를 공부하는 학문이다._역주)

원문의 필자인 미국 ISPU 연구부장 달리아 모가헤드. 사진 출처 : World Economic Forum

이슬람 여성혐오 … 반무슬림 흑색선전
 특정 무장단체 대두시켜 이슬람 전체 마타도어 없어져야 

 

이러한 현실들은 무슬림 여성에 대한 대중의 인식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이러한 대중의 인식은 탈레반이 이슬람의 일탈이 아니라 이슬람을 대표한다고 쉽게 설득당한다. 미국 사회정책ㆍ이해연구원(Institute for Social Policy and Understanding, ISPU)에 따르면, 이슬람 여성혐오에 대한 고정관념이 미국인들 사이에서 가장 팽배한 반(反)무슬림 흑색선전이라고 한다.

유럽과 미국 등의 서구 정치인들은 억압된 무슬림 여성의 이미지를 대두시켜 자신들이 마치 구원자인 것처럼 둔갑시켜 무슬림들의 영토에 대한 착취를 정당화시켰다. 이러한 추세는 십자군 원정 당시로까지 거슬러 올라갈 수 있으나, 현대적 맥락에서 살펴보면 무슬림 여성에 대한 편향된 언론 보도의 형태를 띄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로셸 터먼(Rochelle Terman) 시카고 대학 정치학 교수는 미국 유력 일간지인 뉴욕타임스와 워싱턴포스트의 보도를 지난 35년 동안 분석한 결과, 미국 언론의 외국 여성 관련 보도는 확증 편항에 빠져 있다고 한다. 기자들은 무슬림ㆍ중동 국가에 거주하는 여성의 인권이 침해받으면 이를 보도하지만, 이 외의 국가에 거주하는 여성에 대해서는 그들의 인권이 존중받은 경우에 대해 더 많이 보도를 한다는 것이다.

일부는 이것은 단지 현실이 보도 빈도에 투영된 것일 뿐이라고 주장할 것이다. 그들의 주장에 따르면, 이슬람 국가에 거주하는 여성이 그렇지 않은 여성보다 더 많이 인권침해에 노출되어 있다. 그러나 이것은 사실이 아니다. 터먼 교수는 "실제 여성인권 통계와 무관하게 이슬람 국가의 여성들은 여성혐오에 더 고통받고 있는 것으로 묘사되나, 서방 국가에 거주하는 여성들은 조금 더 복잡한 방식으로 묘사된다."라고 밝혔다.

현실이 비슷할 지라도 무슬림 여성들은 다른 신앙을 가지고 있는 여성들에 비해 더 홀대받고 있는 것처럼 묘사되며, 이러한 보도들은 여성혐오가 무슬림에게 유난히 빈도 수가 높으며 심지어는 본질적이기도 하다는 오해를 재생산하고 있다.

우리는 이중잣대와 편견에 맞서는 정보에 대한 비판적 소비자가 되야 하며, 특정 무장단체의 행각을 이슬람에 대한 마타도어로 사용될 수 없도록 해야 할 것이다. 이것이 우리가 진정으로 아프간 사람들을 지지하고 함께할 수 있는 길이다.

 

본고는 달리아 모가헤드(Dalia Mogahed) 미국 ISPU 연구부장이 Al-Jazeera에 기고한 사설을 MHMEI가 번역하여 게시한 글입니다. 본고 내용은 필자의 개인 견해이며 MHMEI의 공식입장과는 무관합니다. 본고 내용의 저작권은 원문 필자에게 있으며, 역자의 오역으로 인한 잘못된 정보 전달의 책임은 원문 필자와 무관하며 MHMEI에 있음을 밝힙니다. 역주라고 명시하지 않은 괄호 안 내용은 원문에 있었던 내용임을 알립니다.

원문링크 : https://www.aljazeera.com/opinions/2021/8/22/is-the-talibans-treatment-of-women-really-inspired-by-shar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