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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포커스] 中 문제 전문가, “미중 소프트파워 경쟁, 제로섬 게임 아니야”

박종현 중동 2022. 9. 23. 00:56

마리아 레프니코바(Maria Repnikova) 미국 조지아 주립대 정치학과 부교수는 지난 7월 호 포린 어페어스(Foreign Affairs)에 게재한 논평에서 미국과 중국은 소프트파워 경쟁을 양자택일의 제로섬 문제로 보고 있으나, 실제로 제 3자는 양국이 제시할 수 있는 실리적인 기회에 더 관심이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레프니코바는 포린 어페어스 7월 호에 게재한 소프트파워 균형(The Balance of Soft Power)”에서 미국과 중국은 서로 소프트파워에 대해 다른 접근법을 가지고 있다.”라고 언급했습니다. 그녀의 지적에 따르면, 미국 정부 관계자들은 자국의 소프트파워 정책의 핵심에 자유와 인권 등의 민주주의적 가치 확산을 골자로 하고 있는 반면, 중국은 자국의 문화 및 상업적 매력을 앞세운 실리주의를 추구하고 있다 밝혔습니다.

소프트파워란, 미국의 정치학자 조지프 나이(Joseph Nye)1990년 그의 저서 “Bound to Lead”에서 처음 언급한 이후, 2004“Soft Power: The Means to Success in World Politics”에서 확장시킨 개념으로, 타자가 자신이 원하는 방식으로 행동하도록 유도하는 힘으로 정의됩니다. 미국의 대표적인 소프트파워 원천으로는 코카콜라, 헐리우드, 아이비리그 대학들 등, 자유롭고 진취적인 문화를 기반으로 발전한 우수한 사회문화적 제반을 들 수 있습니다.

한편, 소프트파워와 관련해서는 소위 계선란선(鷄先卵先)” 성격의 논쟁이 있는데, 바로 문화적인 역량인 소프트파워가 국가의 하드파워에 영향을 미치는지, 아니면 경제적 우위를 통한 강력한 하드파워를 토대로 소프트파워가 성장하는지에 대한 질문입니다. 레프니코바는 그녀의 논평에서 카네기 인다우먼트 연구자 자오 커진(Zhao Kejin)의 입장을 소개하는데, 그는 미국소프트파워의 대명사격인 코카콜라 역시 문화적 현상에 그치는 것이 아닌, 하나의 강력한 경제 주체임을 지적합니다.

이러한 소프트파워에 대한 인식은 중국 정부의 소프트파워 정책 기조에서 드러나는데, 레프니코바의 지적에 따르면, 중국은 인권이라는 가치를 경제활동에 대한 접근성으로 재정의하며 자국의 소프트파워 정책을 자신들의 문화와 가치를 고취시키는 동시에 경제적 원조를 통한 체제 우수성 홍보에 집중합니다. 이러한 접근을 통해 중국은 인권을 가치와 같은 다소 추상적인 개념에서 조금 더 직관적인 경제적 개념으로 바라봅니다. 이는 미국의 주요한 공공외교 주체들인 자국의 각국 주재 대사관들이 소셜 미디어 등을 통해 젠더, 인종, 문화적 다양성 등의 가치와 관련된 이슈들을 폭넓게 다루는 것과 차이를 보입니다.

인권 등의 민주주의적 가치 등의 요인을 소프트파워의 원천으로 여기는 서구의 관점에서 경제적 원조 등이 주 골자인 중국의 소프트파워 정책을 본다면, 다소 이념적인 유인력이 결여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본다면, 중국은 실제로는 소프트파워를 행사하는 것이 아니라, 단순히 경제력을 앞세운 줄 세우기를 하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레프니코바는 이러한 지적에 대해, 중국의 정책 자체는 개념적인 측면에서 소프트파워 행사가 결여되었을 수는 있지만, 그러한 정책들 자체가 수여자들로 하여금 중국에 대한 긍정적인 국가 이미지 형성에 기여하면서 결과적인 소프트파워 행사로 이어질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Maria Repnikova

한편, 레프니코바는 중국의 대남반구(global south) 소프트파워 정책과 관련하여 에티오피아 사례에 집중한 바 있다. 그의 조사에 따르면, 교내에 공자학교를 운영하고 있는 에티오피아 대학 관계자들은 공자학교에서의 교육이 학생들로 하여금 중국 기업으로의 취업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지 못하면, 이러한 중국 정부 지원 교육기관들은 자연스레 사라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처럼 레프니코바는 미국과 중국 간의 소프트파워 경쟁은 더 이상 수여자들로 하여금 미국 모델을 택할지, 중국 모델을 택할지에 대한 문제가 아닌, 실질적으로 양국이 자신들에게 어떤 것을 제공할 수 있는지에 집중하는 모습으로 바뀌었다고 설명했습니다.